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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야기

14억 인구가 선택한 물은 무엇일까?

by 칭다오에서 아이 키우는 妈妈 2023. 12. 7.

칭다오 물이 깨끗하다고요?

칭다오 물은 깨끗해서 세계적으로 맛있는 맥주로 유명하다

전에 칭다오 관련 다큐멘터리에서 본 적 있는 말입니다. 그만큼 저에게 칭다오 물은 깨끗한 이미지입니다. 칭다오는 물과 깊은 관련이 있는 도시 같습니다. 라오산의 맑은 광천수, 아름다운 바닷가, 그리고 칭다오 맥주가 있으니깐요. 처음 칭다오 살면서 설거지를 한 후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물이 마를 때쯤 식기류를 꺼내 들어보니 하얀 침전물이 묻어 나왔습니다. 설거지 후 개수대도 닦아 놓는데 반짝반짝 광이 나지 않고 하얀 자국들이 있어 이상하다 생각했습니다. 알고 보니 수돗물에 석회질이 섞여있다고 하더군요. 깨끗한 광천수로 유명한 칭다오 물에 석회질이라니 적잖이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오늘은 매일 마시고 사용해야 하는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물에 대한 이야기, 칭다오 생수와 칭다오 물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화장실-수면대에-묻어있는-하얀-침전물
하얀 침전물로 가득해진 세면대

 

광천수 VS  순정수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수돗물을 마시는 일은 극히 드뭅니다. 요리를 하더라도 끓여서 합니다. 칭다오 생활 초, 아기 젖병 소독을 하려고 팔팔 끓는 수돗물에 젖병을 담가 놓았는데 물이 증발된 후 보니 뿌연 얼룩으로 소독은커녕 더 더럽게 보이더군요. 그 이후로 수돗물은 끓여서라도 요리하는 데 사용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특히 아기입으로 들어가는 거라 더 안 되겠다고 생각했지요. 일반적으로, 수돗물은 중국 정부가 살균 처리과정을 거쳐 목욕, 요리, 세탁 같은 일상생활에 쓰여도 안전하다고는 합니다. 하얀 침전물은 육안상 좋지 않고 사람마다 식수로 사용하면 특별한 맛이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인체에는 무해하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노후화된 배관 시스템 같은 요인으로 안전하지만은 않습니다. 그래서 마시거나 요리에 쓰이는 물은 생수를 사서 사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한국에서는 정수기 사용이 보편화되어 있지만 중국에서는 사용하는 일이 흔하지 않습니다. 중국사람들은 건강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안전한 물에 대한 니즈가 점차 올라가는 중이며 그만큼 생수시장이 거대해져 생수 브랜드도 아주 많이 있습니다. 물의 중요성은 말하지 않아도 자명한 사실이니 매일 마셔야 하는 생수를 아무거나 마실 수는 없겠죠? 물은 만들어지는 과정에 따라 종류가 나누어지는데요. 간단히 광천수와 순정수에 대해 알면 쉽습니다.

광천수: 미네랄워터라도 하며 먹을 수 있는 샘물로 1 급수에 해당이 됩니다. 우리가 흔히 생수라고 말하는 것이 광천수에 속하고 그것을 병에 담에 파는 것을 사서 먹게 되는데 이것을 병입수라고 합니다. 다량의 탄산칼슘, 황산, 마그네슘, 칼륨 등의 광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물 맛이 제각각이고 특유의 향이 느껴집니다. 이 때문에 물갈이를 할 수 있는 요인이기도 하나 몸에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광천수로는 병을 낫게도 한다는 에비앙이 있고 우리나라에는 삼다수가 있습니다.

순정수: 정제수라고도 하며 불순물뿐만 아니라 유기물, 세균 등이 모두 걸러진 그야말로 그냥 순수 물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광천수에 비해 물갈이를 거의 유발하지 않다고 합니다. 순정수는 약산성을 띄고 있어 장기간 음용으로 권장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순정수가 몸에 들어가면 인체에 필요한 각종 미네랄과 같은 미량영양소도 녹여 없앨 수 있다고 합니다.

 

광천수와 순정수의 차이를 알았다면 각자 목적에 맞게 생수를 선택하여 마셔야 합니다. 여행이나 단기 방문으로 중국에 왔다면 혹시 모를 배앓이 방지를 위해 광천수보다는 순정수를 선택하여 마시는 것이 낫겠지요? 하지만 중국에 장기로 거주하는 저희 가족 같은 경우에는 좋은 영양소를 용해시켜 없앨 수 있는 순정수 보다는 광천수를 택하여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당장 겉으로 티가 나지 않아 아무 물이나 마실 수도 있지만 매일 마시고 몸에 축척이 되는 물, 알고 마시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도 한국에 있을 때는 굳이 찾아보지 않고 마셨지만 중국에 와서 하얀 침전물을 경험하고는 생각이 바뀌었답니다.

 

중국 대표 생수 브랜드

 

중국-생수병-3가지-종류
왼쪽부터 농부산천, 백세산, 와하하 생수

 

농부산천(农夫山泉)

농부산천은 천연 광천수로 국민대표 생수로 가장 유명합니다. 도시 수돗물을 절대 쓰지 않는다는 모토를 갖고 있으며 그것이 타 브랜드와 차별화입니다. 중국에서 물이 깨끗하기로 이름난 저장성 항정우, 우이산 외 다양한 지역의 고품질 수원을 보유하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이 있습니다. 한 때는 오염된 수원지의 물을 사용해 안 좋았던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중국에서 독보적인 생수 브랜드입니다. 저희 가족이 주로 마셨던 브랜드로 저희는 물갈이를 하지 않았지만 광천수이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 물갈이를 하는 경우도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차로 유명한 나라여서 그런지 농부산천수는 우이산 샘물을 사용한 차를 위한 물이 따로 나옵니다. 이 물은 미네랄 원소를 적당량으로 조절하여 찻물의 색, 향, 맛에 영향을 주지 않게 조절된 물입니다. 그리고 나트륨 함량을 적게 한 영유아용 물도 있으니 아이를 키우시는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백세산(百岁山)
백세산도 천연 광천수입니다. '귀족의 물'을 콘셉트로 포장도 남다르고 다른 생수에 비해 가격이 조금 더 비싼 편입니다. 아시아에서 가장 큰 수원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인 관광객에게 신용을 얻고 있는 물로 중국 고급택시를 타면 주는 물이기도 합니다. 캐나다 러시아 등 해외 수출을 하고 있습니다.

 


와하하(娃哈哈)

순정수의 대표적인 물로 증류수입니다. 몇십 년 전에는 중국에서 독보적인 1위로 가장 흔한 물이었지만 지금은 농부산천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생수뿐 아니라 청량음료, 차, 주스와 같은 다양한 음료를 판매하고 있는 식음료 회사입니다. 제조과정은 지역 가까운 저수지의 물을 정화시켜 미네랄을 첨가하여 제조하므로 어떤 사람들은 꺼리는 경향도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꿀팁은 상호명 아래 보면 OO정제수(纯净水)라고 적혀있는데, 천연(天然)이라 적혀 있으면 샘물의 물을 사용한 것이고, 음용(饮用)이라 적혀 있으면 수돗물을 정제시킨 물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니깐 저 위 와하하 생수를 살펴보시면 음용정제수로 적혀있으니 수돗물로 만들어진 생수로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저 같은 경우는 이 생수를 마시지 않습니다.

 

그 외 아주 많은 물 브랜드가 있으나 중국을 대표하는 세 가지만 소개해드렸습니다. 중국물을 꺼려하시는 한국분들은 백산수를 사서 드시고 외국인들은 네슬레 퓨어라이프를 마시기도 합니다. 저는 농부산천을 주로 마시다가 매번 물을 너무 빨리 소진하여 아파트에 배달이 되는 14리터 정수기통에 담긴 광천수를 사서 먹습니다. 한국처럼 정수기를 사용하는 게 아니라 펌프를 끼워서 사용해 다소 원시적으로 보이지만 요리하고 마시는데 지금까지 별 탈 없이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주방에는 코웨이 정수기, 샤워실에는 연수기

흰색 얼룩을 남게 하는 석회질이나 경수는 보기에도 좋지 않고 민감한 피부에 트러블을 유발할 시킬 수 있습니다. 저와 제 아이도 칭다오에 온 이후에 얼굴에 빨간 뾰루지가 나고 몸이 간지러워 긁게 되어 상처가 생기기도 했었습니다. 아마도 원인은 물이라고 판단됩니다. 그래서 칭다오에 먼저 온 지인에게 추천받은 것이 주방에는 정수기, 샤워실에는 연수기였습니다. 사실 저 두 장치 설치비용은 비싼 편입니다. 저희 같은 경우는 그렇게 하지는 못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집계약 전 집주인과 협의하에 설치를 해 달라고 요구한 후 입주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대부분 주방에 정수기를 설치하여 수돗물로 세척을 한 후 정수기로 다시 한번 헹구는 방식으로 사용합니다. 물이 좀 미끄럽기는 하지만 그건 유해한 물질을 거르는 과정에서 석회 성분을 제거하는 대신 나트륨이온이 포함되어 있어서 그런다고 합니다. 혹시 정수기 사용 없이 잔류물을 제거하시려면 식초를 넣어 사용하면 효과가 있으니 참고하세요. 그리고 민감한 피부라면 샤워실에는 연수기를 설치하여 사용을 하면 됩니다. 여기서 정수기와 연수기가 같은 거 아냐?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실 거 같아서 잠시 말씀드립니다. 정수기는 나쁜 성분을 걸러 주어 물을 깨끗하게 만들어 마실 수 있게 하는 효과가 있다면 연수기는 물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어 세탁이나 목욕하기에 적합하게 바꾸어 준다는 점 알아두시면 좋겠습니다.

 


 

오늘의 결론은 조금 복잡합니다. 물은 사서 마시고, 설거지는 필터가 달린 정수기로 다시 한번 헹굼을 하고, 샤워실에는 연수기를 달아야 한다. 그러면 가장 안전하게 물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희 가족은 이미 9개월을 정수기와 연수기 없이 사용하다 보니 어느 순간 적응이 되어서 잘 살고 있답니다. 물론 마시는 물은 처음부터 사서 마셨지만요. 그래서 이런 글을 쓰는 지금 시점에도 정수기와 연수기를 달지 말지 고민을 하고 있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