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다오의 날씨가 좋다고요?
칭다오는 해안이 근접한 계절풍의 영향을 받아 겨울은 온화한 편이지만 때로는 눈이오며 기온은 영점 주변이다. 그리고 여름은 일반적으로 덥고 습하나 아주 더운 날은 드물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칭다오 날씨는 아주 이상적입니다. 그래서 관광도시로도 유명하겠지요. 맞는 말이기는 합니다. 제가 살면서 체감하는 온도는 이러합니다. 여름에는 습도로 인해 더 후덥지근하며, 가을 겨울에는 강풍이 불어 실제 온도가 영상이지만 한국보다 더 춥게 느껴집니다. 좋은 날에는 너무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변덕스럽게 강풍이 부는 날에는 날씨가 더 궂어 보이나 봅니다. 다소 과격한 표현 같지만 칭다오 살면서 날씨에 대해 미쳤다고 생각하는 3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미친바람, 미친 습도, 미친 모기입니다. 이런 고요한 풍경 속 반전매력(?!)을 갖고 있는 칭다오 날씨에 대해 알아볼까요?
바람아 멈추어 다오
칭다오의 맑은 하늘은 정말 깨끗하고 예쁩니다. 이런 날이면 아이와 놀이터 햇볕 아래 놀아야지라고 생각을 하지만 귀를 기울여 소리를 잘 들어봐야 합니다. 무슨 소리냐고요? 바로 바람 소리입니다. 고양이가 화가 나서 매우 거칠게 우는 소리 같기도 하고 회초리로 마구 때리는 듯한 신경질적인 소리가 들리는지 말입니다. 바람이 지칠 줄 모르고 정말 하루 종일 울어 됩니다. 칭다오에 있으면 4계절 내내 다양한 바람은 물론이고 날씨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바다가 옆에 있어 좋은 경관을 볼 수 있지만 바다로 인한 해무와 습도 또한 함께 따라옵니다. 그야말로 예측할 수 없는 변덕스러움입니다. 늦봄과 초여름에는 강한 해안 바람으로 시속 50킬로미터 이상의 바람을 만날 수 있으며 폭풍이나 태풍을 동반하는 날에는 그야말로 외출을 자제하셔야 합니다. 올초 봄에 칭다오에 처음 와 가족과 아파트 단지 내 산책을 위해 나갔다가 유모차가 거의 날아갈 뻔하고 저희도 잘 걷지를 못해 피신했던 놀라운 경험을 하였습니다. 아직 추운 겨울이라 부는 바람이라 생각했는데 지금까지 살면서 한 여름을 제외하고는 일 년 내내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정말 바람이 좀 멈추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겨울입니다.
곰팡이 조심
위에 두 사진을 보시면 느끼시겠지만 정말 대조적인 날씨입니다. 이번에는 바람이 아니라 해무와 안개 그리고 미세먼지로 앞이 잘 보이지 않은 아침입니다. 낮이 되면서 서서히 해무가 사라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앞이 흐려서 나가기 좋은 날은 아닙니다. 다시 말하지만 칭다오는 삼면이 바다인 영향을 받아 습도의 정도가 매일 다르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습도가 높습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80% 이상까지 올라갈 수가 있습니다. 이 습도가 따뜻한 온도와 동반을 하여 후덥지근하고 끈적한 느낌을 주어 동남아에 있는 거 같은 느낌을 받을 때도 많습니다. 이런 날에 건조대에 빨래를 널어놓으면 꿉꿉한 냄새로 다시 빨래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한 번은 이런 적이 있었습니다. 올 7월 한 달 아이와 한국에 가족을 방문하고 돌아왔을 때의 일입니다. 돌아와 보니 집 안에 있던 유모차와 여행 캐리어 안에 곰팡이가 활짝 피어있었습니다. 남편이 있어 빈집도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어느 정도로 습할 수 있는지 감이 잡히시나요? 그래서 칭다오에서 살면서 제습기는 필수입니다. 아무리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놓아도 옷장 안에는 습할 수 있으니 물먹는 하마 같은 제습제를 꼭 사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칭다오 모기지옥
저는 30층이 넘는 고층에 살고 있습니다. 어느 날 환기를 하려고 창문을 열었는데 방충망에 모기들이 득실 거리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도대체 모기가 얼마나 높이 날 수 있을지 궁금하여 찾아보았습니다. 일반적으로 아파트 2,3층 높이인 7-8미터까지 날 수 있다고 하는데 모기가 너무 가벼워 바람을 타고 아주 높이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합니다. 저희 창문 밖 모기들 바람을 타고 올라와 있었던 겁니다. 그리고 모기는 사람을 따라 엘리베이터를 통해 같이 들어오는 경우도 많이 있으니 엘리베이터를 탈 때 주변을 한번 둘러보시기 바랍니다. 칭다오의 바다 그로 인한 습기 그리고 따뜻함이 삼박자를 맞춰 모기가 번식하고 살기에 너무 좋은 곳입니다. 어쩌면 사람들보다 보기가 칭다오를 더 좋아할 것 같습니다. 물이 있는 근처나 풀이 많은 공원 근처에 특히 모기가 많이 살고 있습니다. 정원이 있는 단지 내로 산책을 나가자마자 5분도 채 안서 모기 5방 이상이 물리는 것은 기본입니다. 한번 물리면 2,3 주 되도록 자국이 남아있습니다. 밤에는 당연히 모기가 많지만 낮도 마찬가지입니다. 늦은 봄부터 여름은 물론이고 요즘은 온난화 때문인지 따뜻해진 가을까지 아주 모기가 득실거립니다. 대부분의 모기에 물린 것은 가려움과 같은 작은 불편함을 유발하지만, 뎅기열, 일본 뇌염, 말라리아 같은 위험한 질병의 원인을 몰고 다니는 독충이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됩니다. 모기 정말로 싫습니다. '앵앵' 거리는 소리며 생긴 모양새도 싫습니다. 이 손톱만큼 크기도 되지 않는 모기한테 물리지 맙시다. 야외 활동을 할 시에는 모기 퇴치제를 꼭 뿌리고 나가시기 바랍니다. 특히 아이에게는 꼭 꼭 필수입니다.
제 글을 보시고 '도대체 봄, 가을, 겨울은 바람이 불고 여름에는 습하고 모기가 많은데 칭다오 날씨는 언제가 좋은 거야?'라고 생각하시겠지요. 저는 아이와 매일 하루에 한 번씩은 나가야 합니다. 하루종일 집안에서만 지낼 수는 없으니깐요. 그래서 창 밖에 보이는 날씨를 많이 중요하게 생각하고 더 민감하게 날씨에 대해 느끼는 걸 수도 있습니다. 관광지답게 칭다오의 날씨는 대게 좋습니다. 특히 봄인 5-6월, 가을 9-10월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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