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재원들은 주로 아파트에서 거주합니다. 집을 구할 때 저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있겠지요. 가령 직장에서의 거리, 편리한 교통, 한적한 지 혹은 번화한 곳인지 말입니다. 칭다오에서 살 집을 구할 때 저희 가족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시 일 년도 채 되지 않은 아기였습니다. 그래서 남편이 먼저 집을 구한 후 중국에 합류하기로 하였습니다. 남편은 부동산 중개 업체를 통해 회사 근처 도보 5분 거리, 바닷가 근처 뷰가 좋은 집 그리고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진 시내에 위치한 아파트를 선택하여 방문하였습니다. 집들의 동영상을 보내왔고 결론적으로 저희는 완샹청 쇼핑몰과 붙어있고 가구가 완비된 화룬 위에푸라는 아파트에 살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위 사진이 가구가 채워진 이사 가기 전 저희 집 거실입니다. 집을 구할 당시, 중국 아파트에 대한 첫인상과 제가 살면서 알게 된 칭다오 아파트 특징들 그리고 집을 구할 때 주의해야 할 점까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중국 칭다오 아파트의 특징
제각기 실내 인테리어
칭다오 아파트의 가장 특이 한 점은 집주인 취향에 따라 인테리어가 천차만별이라는 것입니다. 저도 예전에 TV를 통해 본 적은 있지만, 이유는 한국처럼 내부 인테리어가 완성된 상태가 아닌 콘크리트 벽을 그대로 노출한 채 분양하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한국의 천편일률적인 아파트보다는 특색이 있어 보이긴 합니다. 같은 동 집이라도 다른 아파트 온 거 같은 느낌입니다. 임대를 주는 집이라면 웬만한 가구가 채워져 있습니다. 저희 경우에는 가구를 한국에 두고 왔기에 내부가 채워져 있다는 점 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가구가 채워진 집들은 꼭 80-90년대 한국 부잣집 느낌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옛날스럽고 촌스러웠다고 해야 할까요. 중국 아파트는 천고가 높은 편이어서 좋지만 가구들이 어울리지 않으니 집은 더 휑해 보이고 더 올드해 보였습니다. 빈집이 더 좋아 보여 한국에서 가구를 가져와 채운다면 더 괜찮은 집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래서 저는 최대한 가구와 전자제품이 적고 그나마 현대적인 가구들이 구비된 곳으로 선택을 했습니다. 이때 주의 할 건, 불필요한 가구는 미리 부동산을 통해 집주인에게 전달해야 합니다. 부동산이나 집주인이 큰 가구를 넣어둘 마땅한 장소가 없으면 꺼려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대로 요구할 가구가 있으면 미리 알려서 채워 줄 수 있는지를 사전에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현관이 없는 대리석 바닥
둘러보았던 아파트 바닥은 모두 다 대리석이었습니다. 거실은 물론 주방과 화장실도 대리석, 저희 집 같은 경우는 방들만 나무 타일로 되어있습니다. 저도 잘 모르겠지만 고급스러운 소재라고 생각해서 일까요? 대리석 바닥 때문에 했던 가장 큰 고민은 이제 걸음마를 시작하는 아이였습니다. 대리석이 너무 단단하고 차가운 재질이라 아이에게 매일 양말을 신길 수도 그렇다고 집 전체에 매트를 깔기도 무리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온 의견은 대형 카펫을 깔고 입주하자 였습니다. 막상 살다 보니 대리석 바닥이 여름에는 시원하고 바닥 청소하기도 좋더라고요. 이래서 인간은 적응의 동물인가 봅니다. 중국 아파트에서 더 신기했던 건 현관에 신발 놓는 곳이 구분되어있지 않고 바로 거실과 연결되어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손님을 맞을 때 문 앞에 신발을 벗고 들어 오는 경우가 많으며 일하는 분들이 집을 방문하면 비닐로 된 신발싸개를 신고 들어오니 바닥에 대한 개념이 한국과 참 많이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대륙 스케일에 맞지 않은 작은 주방
중국은 음식문화가 발달되어 주방 스케일이 대단할 거라 생각했었는데, 웬걸 집이 작던 크던 상관없이 주방이 하나같이 너무 작습니다. 현재 집이 60평 가까이 되는데 2평 남짓한 주방입니다. 100평이 넘는 집도 주방 크기는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아일랜드는커녕 화구도 두 개뿐입니다. 이유는 요즘 집에서 요리를 점점 안 하는 추세이기도 하고 주방에 있는 시간보다 거실에서 생활을 더 많이 하니 필요성이 적어 주방이 작다고 중국 지인이 알려주었습니다. 다른 특징은 대부분 주방을 분리할 수 있는 슬라이딩 도어나 중문이 있습니다. 그리고 화력이 음식점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무척이나 셉니다. 센 화력이 필요한 중식 요리를 할 때, 창문이 없는 작은 주방에서 중문까지 닫고 요리하다가 온 집안에 연기가 차 오를 경우도 있으니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추락방지 창살
칭다오 처음 도착하여 공항에서 집에 가는 차 안에서 거리를 보았습니다. 이상하게 창문마다 창살이 빼곡히 있었고 창문 밖으로는 이불이며 옷이 널려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희 집에도 마찬가지로 창문마다 창살이 있는데요. 처음에는 답답하고 관상에 좋지 않게 왜 설치가 되어있지라고 생각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것은 아이들의 낙하 방지를 위해 설치가 되었다고 합니다. 중국사람들의 아이들 사랑이 더 느껴졌습니다.
그 외 기타
중국 아파트는 복도식이 없고 계단식입니다. 각 층마다 분리수거함과 쓰레기 버리는 곳이 완비되어 있습니다. 밖에 나갈 필요가 없어 정말로 편합니다. 제가 중국 아파트 살면서 가장 편리하다고 생각되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저희 집은 엘리베이터 앞 문을 열면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데 한 시간도 안되어서 다시 가보면 깨끗하게 정리가 되어있습니다. 그 밖에도 보안이 철저하여 정문으로 들어오는 키, 엘리베이터에서 층을 누를 수 있는 키가 있습니다. 같은 동에 살아도 저희 집 층수가 아니면 가지 못하게 되어있습니다. 처음에는 복잡하고 귀찮다고 느꼈지만, 정문과 후문에서 외부인들의 방문기록 또한 꼼꼼히 체크하는 걸 보니 안전하고 좋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칭다오 아파트 계약 시 주의할 점
아파트 계약 전 주의할 점이 여러 가지 있겠지만 제 경험을 바탕으로 알려드리겠습니다.
- 중국 아파트는 겉으로 보면 멀쩡해 보이지만 내부는 부실할 수 있으니 꼭 상세히 체크하셔서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저희 아파트 같은 경우는 비교적 새 아파트인데도 불구하고 실리콘으로 마감된 부분이 천장에서 떨어져 하얀 가루가 상시 나오고 있습니다. 지인의 집은 입주해서 들어가니 집 안에 악취가 심하게 올라와 2-3달 동안 고생하고 결국은 변기를 뜯어고쳤습니다. 집안에 벌레도 나와 한국에서 벌레 퇴치약을 받아 집안 곳곳에 설치하는 등 고생을 많이 하였습니다. 계약 전 집을 보러 가는 동안은 잠시이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체크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꼼꼼하게 보시길 당부합니다.
- 부동산을 통해 집주인에게 필요한 것은 계약 전 미리 요구를 하고 협의를 하셔야 합니다. 덜컥 계약이 끝난 시점에 벽지를 해달라거나 가구를 빼달라거나 혹은 보완해 달라거나 등의 요구를 하게 되면 요구를 잘 안 들어줄 수도 있습니다.
- 칭다오 수돗물은 정부에서는 안전하다고는 하나 석회질 등의 안 좋은 성분들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설거지를 하더라도 침전물이 하얗게 남고 샤워부스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방에는 정수기 필터를 설치하여 수돗물로 설거지한 후 한번 더 헹구셔야 합니다. 그리고 샤워실에는 연수기를 설치해 달라고 미리 요구하는 걸 권장합니다.
- 중국은 어쩌면 제로 페이퍼를 실천하는 최고의 나라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관리비, 전기세, 수도세 등의 고지서가 없습니다. 선불로 충전을 해놓고 사용한 만큼의 금액이 차감이 되는 형식입니다. 이렇게 적립해 놓은 금액을 다 사용하면 물이나 전기가 끊어지는 일도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제가 선택한 아파트는요. 아이와 안전하게 언제든 놀러 갈 수 있는 편의시설이 가까운 곳입니다. 단지 내 놀이터와 산책로가 잘 되어있는지와 아파트 주변 대학병원이 얼마나 걸리는지를 고려하여 찾은 결과입니다. 그리고 저희는 계약 전 집주인에게 대형 침대 하나를 빼고 아이 놀이방 겸 서재로 쓸 테이블을 요구하였습니다. 저희 집은 저 멀리 높은 건물과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집이랍니다. 중국 아파트는 한국과 다른 특징을 갖고 있지만 그 나름 매력에 적응하여 지금은 만족하며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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