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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야기

요즘 칭다오 맥주 마시는 사람있나요?

by 칭다오에서 아이 키우는 妈妈 2023. 12. 7.

요즘 칭다오 맥주 마시는 사람 있나요?

네 저는 요즘 칭다오 맥주를 마십니다. 세계 4대 맥주인 칭다오의 명성이 하루아침에 1조 이상이 날라 갈 만큼 나락으로 떨어지는 '방뇨사태'가 있었지요. 맥주 원료에 소변을 휘갈기는 극악 무도한 영상이 유출되었었는데요 그 영상은 타사의 악의적인 의도가 있다, 아니다 등의 말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진실이던 거짓이던 위생상 문제가 있음은 사실로 증명이 된 것이지요. 더욱이 해외 수출용이 아닌 내수용이라는 게 칭다오에 살고 있는 저에게는 더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동안 마셨던 무수히 많은 칭다오 맥주를 다시 토해 내고 싶은 생각도 들어서 하얼빈 맥주로 갈아탄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실망은 했지만 100년의 역사를 가진 칭다오 맥주를 그냥 포기할 수는 없어 다시 마시고 있습니다. 맥주의 종료도 다양하고 가볍게 마시기에게 좋거든요. 무엇보다 칭다오에 살면서 칭다오 맥주를 멀리 하기는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본격적으로 칭다오 맥주 종류에 대해 소개해드리겠습니다.

 

100년 이상의 전통 있는 칭다오 맥주

 

칭다오 독일식민지 시절 역사는 전에 다룬 적이 있습니다. 칭다오 맥주는 1903년도에 설립이 되어 지금까지 이어져온 세계적인 맥주입니다. 그래서 길을 가다 보면 TSINGDAO 1903 PUB도 있고 어떤 맥주에는 1903이라 쓰여있습니다. 그리고 오거타라는 칭다오 맥주를 만든 독일 사람의 이름을 적어놓은 맥주도 판매한답니다. 독일 식민지로 그 시절은 아픔이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은 칭다오를 상징하게 되었습니다. 칭다오 맥주의 시작은 독일인의 맥주사랑이었습니다. 그 당시 맥주 만드는 기술이 뛰어났던 독일 정착민들에 의한 것입니다. 그들은 라오산의 깨끗한 광천수와 현지 재료를 사용하여 칭다오 맥주를 만들었습니다. 칭다오 맥주의 특이한 점은 물, 맥아, 효모뿐 아니라 쌀이 들어갔다는 것입니다. 제가 맥주 전문가가 아니라서 다양한 맥주들 맛을 비교 평가할 수는 없지만 쌀이 들어가 좀 밋밋한 맛을 낸다는 비평도 있지만 맛으로나 가격 경쟁력으로나 세계에서 인정받는 독일 맥주와 동등한 대우를 받으니 인정해야겠죠?

 

칭다오 맥주 도대체 종류가 몇 개야?

 

처음 칭다오 왔을 때 한국에 있는 회사 동료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칭다오에서 마시는 칭다오 맥주 더 맛있어? TV 보니깐 종류가 다양하던데 얼마나 많아?" 종류를 생각해 본 적은 없었는데 패키지도 다양하고 마트에 가보니 맥주 종류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칭다오 맥주 종류에 대해 정리를 해 보았습니다. 칭다오 맥주는 크게 라거, 생맥주, 밀맥주, 흑맥주, IPA, 그리고 원장맥주가 있습니다. 그럼 자세히 알아볼까요?

 

칭다오-맥주-종류별로-나열
왼쪽부터 라거맥주, 생맥주, 밀맥주, 흑맥주, 무알콜, IPA맥주

 

 

칭다오 라거맥주

도수는 4.7 %로 칭다오 맥주의 대표 제품입니다. 발효방식으로 생산되는 라거맥주는 맥주의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가장 보편적인 맥주 종류입니다. 중국에는 칭다오 맥주 공장이 60여 곳이 있다고 합니다. 공장에 따라서 맥주 가격도 달라진다고 합니다. 제가 사는 칭다오시 산둥성에 위치한 제1 공장에서 나오는 맥주가 제일 비싸며 라오산 샘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 지역 맥주가 확실히 맛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믿거나 말거나 이지만 중국에는 짭퉁이 많기로 유명하잖아요. 맥주도 가짜가 있다고 하는데 제11 공장에서 생산되는 맥주는 믿고 마실 수 있다고 합니다. 생산되는 공장은 번호로 표기되며 맥주병 아래 보면 맨 앞 숫자가 공장 번호라고 하니 어디서 생산했는지 확인해 보는 재미를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알고 마시면 더 맛있잖아요. 칭다오 라거맥주는 부드러운 목 넘김을 가지고 있으며 적당한 탄산감과 무게감을 갖추었고 쌀을 재료로 사용한 것이 독특한 점입니다. 그래서 맛이 톡 쏘임보다는 심심하다는 평도 있지만 맛은 사람마다 다르게 느끼는 것이니 본인의 취향껏 즐기시면 될 것 같습니다.

 

칭다오 생맥주 (퓨어 트레프트)

라거 맥주 이후에 출시한 제품으로 도수는 살짝 약한 4.3%입니다. 그런 만큼 맛은 더 부드럽고 가벼우며 청량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열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아서 효모가 살아있기 때문에 맥주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생맥주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장점이자 단점이라 하면 효모가 살아서 발효가 되고 있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짧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병이나 캔에 기재된 생산일자를 확인하셔서 최근에 나온 맥주로 드시지 않으면 아무래도 맛의 변질이 생기겠지요. 공장에서 갓 나온 맥주 맛 까지는 아니겠지만 생맥주만의 신선함을 위해 제조 일자를 확인하시고 드시는 걸 추천합니다.

 

원장맥주

칭다오-원장맥주-포스터

중국에서는 위엔장 피지우라고 불리는데 효모를 걸러내기 전 원액을 말합니다. 여행객들이나 제가 한국에 갈 때 꼭 사가는 맥주입니다. 한 통에 1리터로 생각보다 무겁습니다. 전에는 생산지 근처에서 24시간 내에 먹어야 했었지만 지금은 7일 내로 드시면 됩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으로 가는 날 공항에서 사서 웬만하면 그날 바로 먹습니다. 도수는 5.4%로 생맥주 저리 가라는 맛입니다. 아무 곳에서나 살 수 없기에 더 맛있는 거 아닌가 합니다.

 

칭다오 밀맥주

저는 개인적으로 호가든이나 블랑 같은 상큼하면서 끝맛이 달달한 것을 좋아합니다. 칭다오 밀맥주를 마시고 좋아하는 맥주를 하나 더 찾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부드럽고 과일 향과 꽃 향 같은 게 호가든을 마시는 느낌이었습니다. 도수는 4.7%로 맨 위 사진에 있는 백맥주도 여성 취향적이며 아주 맛있습니다. 물론 개인의 취향이지만요.

 

칭다오 흑맥주 (스타우트)

도수는 4.8%로 칭다오 흑맥주를 모르시는 분들이 꽤 많이 있더라고요. 마트에 가보니 칭다오 흑맥주가 있어 평소 기네스를 좋아하기에 바로 구매하여 마셔보았습니다. 확실히 기네스의 강하지만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아닌 좀 싱겁다고 해야 할까요. 저에게는 다소 밍밍한 맛이었습니다. 하지만 흑맥주를 처음 접하시는 분들에게는 시도해 볼 만한 맥주가 아닐까 합니다. 그 외 아직 마셔보지는 않았지만 칭다오 IPA맥주가 있는데 보통 쓴 맛이 강하고 도수가 높은 IPA 보다는 라이트 하면서 구수한 뒷맛이 있다는 평입니다. 나중에 저도 마셔보고 후기를 올리겠습니다. 그리고 올해 논알코올 칭다오 맥주도 출시되었다고 하니 정말 다양한 종류가 있는 맥주 브랜드가 아닌가 합니다.

 


 

이렇게 칭다오 맥주 관련해서 글을 쓰다 보니 저도 맥주를 즐기는 사람 중 한 명이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맥주는 다 비슷한 맛이고 그냥 습관처럼 마신다 생각했는데 저도 맥주 취향이라는 게 있는지 알게 되어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갑자기 어제 먹었던 칭다오 백맥주와 바지락 볶음이 생각나는 저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