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후루를 아시나요?
식후탕(식사 후 탕후루)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요즘 MZ세대에는 놀이패턴이 있다고 합니다. 마라탕 먹고 인생 네 컷 찍은 후 탕후루를 먹는 것인데요. 혀가 얼얼해질 정도의 매운맛 마라탕과 달콤한 탕후루라니 어쩌면 이색적인 것을 좋아하는 한국 어린 친구들 입맛에 맞는 중국음식 같습니다. 저도 마라샹궈와 마라탕을 좋아합니다. 얼얼해진 입을 달래기엔 탕후루만 한 것도 없을 만큼 조합이 좋습니다. 탕후루는 중국 길거리에서 그리고 쇼핑몰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중국 국민 간식입니다. 특히 관광지나 행사장 학교 앞 하굣길에는 어른이며 아이 상관없이 저마다 과일 꼬챙이나 일회용 용기에 담겨있는 탕후루 먹는 모습을 많이 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겉에 있는 딱딱한 설탕 덩어리를 씹어 먹는 느낌이 너무 달고 싫을 것 같아서 시도조차 해보지 않았었는데요. 오히려 한국에서 유행한다는 소문을 듣고 역으로 중국에서 먹어본 케이스랍니다. 오늘은 중국의 블랙홀 같은 매력을 가진 디저트 탕후루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탕후루가 도대체 뭐길래?
탕후루(Tanghulu)는 중국의 전통적인 디저트입니다. 주로 과일을 사용하여 만들며, 대표적으로 사과, 포도, 딸기 등이 사용됩니다. 과일을 대나무 꼬치나 나뭇가지에 꽂고 설탕 시럽에 담가 코팅하여 만듭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탕후루는 달콤하고 과일의 산뜻한 맛을 가지며, 겉은 깨끗하고 맑은 바삭한 텍스쳐의 설탕이나 물엿으로 뒤덮여 있습니다. 중국의 거리에서는 탕후루를 즐기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으며, 특히 겨울철에 인기가 많습니다. 탕후루의 원래 오리지널 버전은 산사나무의 열매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산사열매는 중국의 전통 과일로, 작고 빨간색으로 시큼한 맛의 열매입니다. 이 열매를 꼬치에 꽂고 설탕 시럽에 담갔다가 말린 후, 달콤한 설탕으로 말린 것이 탕후루의 오리지널 버전입니다. 탕후루(糖葫芦)라는 이름은 중국어로 "설탕 조롱박"을 의미합니다. "탕(糖)"은 설탕을, "후루(葫芦)"는 조롱박을 나타내는데 모양이 꼭 조롱박 모양의 사탕 같아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제가 사는 칭다오에서는 탕후루를 "탕추(糖球)"라고도 부릅니다. 탕추는 중국어로 설탕과 공을 의미하는데, 이는 탕후루에 사용되는 설탕과 공 모양을 나타냅니다. 한국에서는 과일을 주재료로 사용하지만 중국에서는 과일뿐만 아니라 야자수, 채소, 고기 등의 재료가 다양합니다.
탕후루는 언제부터?
탕후루의 시초에 관한 이야기 중 하나는 송나라 황제 광종의 후궁인 황귀비와 관련 있습니다. 황귀비는 몸이 허약하여 다양한 약제와 시술로도 병을 치료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황제가 여러 의원을 불렀는데 그러던 중 한 의원이 황귀비에게 여러 효능이 있는 산사를 처방해 주었고 식전에 먹으라고 조언했습니다. 신맛이 너무 강한 열매이다 보니 설탕에 찍어야만 먹을 수 있었는데 이 처방에 따라 황귀비가 설탕으로 달린 산사를 먹으면서 체력이 회복되었는데요. 그 이후 서민들에게도 그 효능이 알려져 전파되어 탕후루가 중국에 퍼지게 되었다는 근거자료는 없지만 전설처럼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또한 중국의 북경 지역에 해당하는 만리장성 근처의 랴오닝 성에서 시작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랴오닝 성 지역의 농민들이 겨울철에 과일을 보존하기 위해 만들던 디저트라고도 합니다.
중국에서 즐기는 이색적인 탕후루
중국에서는 오리지널 산사열매 탕후루가 일반적으로 인기가 있지만 한국에서는 이 열매가 생소하다 보니 포도, 딸기, 귤, 사과 등의 과일이 주 재료이고 인기가 많습니다. 중국에서는 과일 이외에도 야자수, 채소, 육류를 쓰는 등 한국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재료의 탕후루 종류가 많이 있습니다. 고기 탕후루는 일반적으로 소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등 다양한 종류의 고기를 사용하여 만듭니다. 고기를 잘게 썰거나 소시지 형태로 꼬치에 꽂고 조리한 후, 다양한 소스나 조미료로 맛을 낼 수 있습니다. 채소 탕후루는 주로 감자, 당근, 양파, 피망 등을 사용하여 만듭니다. 채소 탕후루는 색상과 맛의 조화로 인해 시각적으로도 매력적이어서 눈으로 먼저 먹는 간식 같습니다. 이처럼 고기나 채소로 된 탕후루는 중국에서도 많이 즐겨 먹는 다양한 종류의 간식입니다. 그 외 소금 탕후루라고 일반적인 달콤한 탕후루와는 달리, 소금으로 코팅된 탕후루로 단맛과 함께 소금의 미묘한 맛과 풍미를 즐길 수 있습니다. 솔티드 아이스크림과 비슷한 조합인 거죠. 고추 탕후루도 있는데 고추를 사용하여 만든 매운 탕후루입니다. 고추의 매운맛과 달콤한 설탕의 조화로 특이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탕후루에 치즈를 추가하여 만든 치즈 탕후루로 달콤한 탕후루와 치즈의 짠맛이 어우러져 독특한 맛을 볼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 탕후루는 국민 간식으로 인기가 많다 보니 꽃게 탕후루, 닭발 탕후루, 만두 탕후루등의 대중적이지는 않으나 이색적인 탕후루도 있답니다.
한국에서는 최근 몇 년간 탕후루가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알록달록 모양과 색이 너무 예쁘고 달콤 상큼한 맛에 SNS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탕후루에 대해 이야기하며, 와인과 잘 어울리는 탕후루 등의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서도 다양한 탕후루 관련 콘텐츠가 등장하였습니다. 많은 카페나 디저트 가게에서도 탕후루를 판매하며, 커피숍만큼이나 탕후루 프랜차이즈도 많아지고 사람들은 그 독특한 맛과 시각적인 매력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탕후루가 과일로 만들어져 영양성분이 풍부한 건강한 간식이라고 포장되는 경우가 많은데 당이 많은 과일에 설탕이 얹어져 당이 두 배가 되니 건강에 좋을 리는 없겠지요. 물론 맛은 배가 되겠지만 맛있으면 몸에 해로운 거 우리 모두 아는 사실입니다. 비만을 초래할 수도 있으며 이에도 썩 좋은 간식은 아니니 유념해서 먹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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